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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 패턴 진단하기 – 나도 모르게 새는 돈 체크리스트

by 네밍옐로 2025. 6. 10.

가계부를 쓰기 시작하고 나서 처음으로 알게 된 사실이 있어요. 저축이 안 되는 이유가 수입이 적어서가 아니라, ‘어디서 돈이 새고 있는지도 모르고 쓰고 있었다’는 거예요. 정말 가끔 카드 내역을 보면 분명 큰돈을 쓴 기억이 없는데, 한 달이 지나면 텅 빈 통장을 마주하게 되더라고요. 매달 비슷한 패턴으로 돈이 사라지는 걸 보면서 ‘이건 무언가 진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하나하나 지출 내역을 살펴보다 보니, 생활 곳곳에 숨어 있는 ‘지출 습관’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어요.

오늘은 바로 그런 내용을 다룰 거예요.
내가 모르는 사이에 빠져나가는 돈, 어디서부터 새고 있는 걸까?
이 글에서는 지출 패턴을 진단하는 체크리스트부터, 제가 직접 해본 분석 방법, 그리고 그걸 바탕으로 어떤 식으로 지출을 정리했는지까지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지출 패턴 진단하기 – 나도 모르게 새는 돈 체크리스트
지출 패턴 진단하기 – 나도 모르게 새는 돈 체크리스트

 

체크리스트 만들기 – 새는 돈의 출구 찾기

요즘은 커피 한 잔 값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시작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가 정말 많아요. 영상 스트리밍, 음악, 클라우드 저장소, 뉴스레터, 전자책, 심지어 다이어트 앱까지요. 처음엔 다 유용해 보여서 이것저것 가입해 뒀는데요, 시간이 지나니 손도 안 대는 서비스도 점점 늘어가더라고요.

제가 먼저 확인해본 건 카드 명세서였어요. 자동결제로 빠져나가는 소액들, 3,000원에서 1만 원 사이의 금액들이 쌓이면 월 5만 원 이상이 될 수 있더라고요. 특히 기억에 없던 앱 정기결제가 보였을 땐 소름이 쫙—. 몇 개는 6개월 넘게 내고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서비스였어요. 결국 당장 필요하지 않은 것부터 해지했고, 꼭 필요한 구독은 월 단위로 리마인드 알람을 걸어두는 습관을 들였어요.

지인 중 한 명은 구독 해지를 못해서 1년 넘게 사용하지도 않는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계속 내고 있었대요. 이 얘기를 듣고 저도 앱스토어 정기결제 목록까지 탈탈 털었고, 숨겨진 자동 결제 몇 개를 더 찾아낼 수 있었죠. 한 번쯤 진짜 쓰는지 체크해보면 절약의 시작점이 될 수 있어요.
지출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먼저 체크리스트를 만드는 게 좋아요. 저는 아래의 항목들을 중심으로 일주일 단위로 점검해봤어요.

 

-혹시 사용하지 않는 구독 서비스에 매달 돈을 내고 있진 않나요?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면서 매일 습관적으로 커피나 편의점에서 소비하고 있지 않나요?

-집에 비슷한 물건이 있는데도 반복해서 사고 있지는 않나요?

-배달비나 택시비, 주차요금처럼 자주 잊고 있는 자잘한 지출은요?

 

하나하나 적어보면 처음에는 ‘설마 이것 때문에 돈이 새나?’ 싶은데, 한 달만 정리해보면 깜짝 놀라게 돼요. 예를 들어 저는 OTT 서비스만 넷플릭스, 웨이브, 왓챠까지 구독 중이었는데, 실사용은 한 달에 한두 번이 전부였어요. 셋 중 두 개는 바로 해지했죠. 이거 하나만으로도 월 2~3만 원은 아꼈고요.

또 한 가지는 ‘편의점 루틴’이었어요. 퇴근 후 집 가는 길에 습관처럼 편의점에서 간단한 간식이나 음료를 사곤 했는데, 계산해보니 한 달에 6~7만 원이 넘더라고요. 습관이라 무심코 지나쳤지만, 큰 금액이더라고요.

 

 

지출 기록, 주간 리뷰로 흐름 잡기

매일 기록한 지출 내역을 일주일 단위로 정리해보는 루틴을 들이기 시작했어요. 이게 생각보다 시간도 오래 안 걸리고, 한 주의 소비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어서 도움이 정말 많이 됐어요.

제가 쓰는 방법은 간단해요. 주간 리뷰 표를 만들어서 그 주에 쓴 돈을 아래와 같이 분류했어요.

필수 지출: 식비, 교통비, 공과금 등 꼭 필요한 것

선택 지출: 외식, 쇼핑, 여가 등 유동적인 소비

무의식적 지출: 무심코 쓴 돈, 후회한 소비

이렇게 분류하고 나니 ‘후회한 소비’가 눈에 딱 보이더라고요. 예를 들어, 어떤 주에는 택시비가 너무 많았는데, 다 기록해보니 비 올 때 대비해서 우산을 하나 사두었으면 해결됐을 일이었어요. 이처럼 지출은 기록하고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정말 많아요.

그뿐만 아니라, 주간 리뷰를 하면서 자신만의 ‘소비 패턴’을 파악할 수 있어요. 저는 주중보다 주말에 소비가 많다는 걸 발견했고, 그래서 주말에는 일정 금액 이상의 소비는 미리 계획하고 쓰는 식으로 패턴을 바꿨죠. 이런 루틴은 처음엔 번거롭지만 일단 습관이 되면 시간이 많이 들지 않고, 돈을 아끼는 데 매우 효과적이에요.

 

 

습관 바꾸기 – 일상의 작은 변화로 돈 새는 구멍 막기

눈에 보이지 않는 소비는 통제하기 어렵다고 하잖아요. 저는 그래서 자주 쓰는 항목들을 따로 색깔별로 표시해서 가계부에 정리해보기로 했어요. 처음엔 앱 가계부에 자동으로 입력되는 항목들을 보면서 ‘카페’, ‘외식’, ‘식료품’, ‘패션’, ‘교통’으로 분류했는데요, 눈에 띄게 비율이 높은 항목이 바로 외식과 카페였어요. 특히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은 어김없이 점심 외식 후 카페까지 들르는 루틴이 있더라고요.

이런 패턴을 파악한 다음부터는 일정에 ‘무지출 데이’를 하나씩 넣었어요. 점심은 회사 식당을 이용하거나 도시락을 싸가고, 커피는 텀블러에 직접 내려서 챙겨가는 식이에요. 눈에 보이니까 계획도 세우게 되고, 계획이 있으니 더 의식적인 소비를 하게 되더라고요.

한 달 정도 기록해보고 나니 ‘왜 늘 돈이 없을까?’에 대한 해답이 어느 정도 보였어요. 저처럼 지출 항목을 기록하면서 시각화해보는 건, 소비 습관을 바꾸는 가장 빠른 방법 중 하나였어요.

지출 패턴을 진단하고, 그걸 바탕으로 작은 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꽤 큰 변화가 생겼어요. 예를 들면 ‘편의점 들르기’를 줄이기 위해 회사 근처 마트에서 주간 간식을 미리 사두거나, 커피를 매일 사 마시는 대신 드립백을 이용해서 직접 내려 마시는 걸로 바꿨어요. 처음엔 귀찮았지만, 생각보다 금방 익숙해졌고 무엇보다 ‘돈이 안 새고 있다’는 안정감이 커요.

또 저는 평소에 감성 지출도 많았는데, 예쁜 다이어리나 문구류를 자주 사곤 했어요. 그걸 줄이기 위해 ‘하나를 사면 하나를 정리하기’라는 규칙을 만들었고, 이걸 통해 충동구매를 많이 줄일 수 있었어요. ‘이걸 지금 꼭 사야 하나?’라는 질문을 습관화하니, 자연스럽게 지출이 줄더라고요.

경험상 지출 습관은 큰 결심보다는 작은 반복에서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일주일에 한 번 체크리스트를 확인하고, 작은 행동 하나씩 바꾸는 것만으로도 나도 모르게 빠져나가던 돈을 꽤 많이 붙잡을 수 있었어요.

 

 

에필로그: 소비는 나를 돌아보는 거울이에요
지출을 점검한다는 건 단순히 돈을 아끼는 일이 아니라, 내 생활과 습관을 점검하는 일이기도 해요. 어디에 돈을 쓰고 있는지를 보면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보이거든요. 한 달, 두 달만 꾸준히 기록하고 돌아보면, 지금까지 왜 돈이 안 모였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될 거예요.

오늘 소개한 지출 패턴 진단법과 체크리스트, 그리고 루틴은 저처럼 ‘나는 왜 항상 돈이 없지?’라는 고민을 하는 분들께 꼭 추천하고 싶어요. 돈이 모이지 않는다고 자책하기보다는, 내 소비 습관을 한 번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어요. 변화는 그렇게 아주 작게 시작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