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알뜰하게 예산을 세워도, 가끔 통장을 훅 하고 비워가는 ‘뜻밖의 지출’이 생기죠.
경조사, 명절, 자동차 보험, 연 1회 내는 세금, 각종 정기권 갱신까지…
사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대부분 갑작스럽기보단 ‘예상 가능한’ 지출인데,
그때가 돼서야 “아, 또 잊었네…” 하면서 허둥지둥하게 돼요.
오늘은 저처럼 평범한 사람이
이런 비정기 지출을 미리 준비해서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단순한 예산관리 그 이상으로 ‘마음의 여유’까지 챙길 수 있었던 방법들이에요.
‘1년에 한 번’ 오는 지출, 리스트업부터 시작해요
비정기 지출이 무서운 이유는 잊고 있다가 갑자기 나타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제가 처음 시작한 건, 1년 동안 반복되는 비정기 지출들을 먼저 쭉 나열해보는 거였어요.
예를 들어 이런 항목들이 있었죠.
-자동차 보험료 (매년 3월, 약 60만 원)
-자동차 세금 (1월, 6월 두 번, 각 20만 원대)
-추석·설 명절 용돈/선물비 (각 30~40만 원)
-부모님/조카 생일 (연 3~4회, 각 10만 원 내외)
-친구 결혼식/돌잔치 경조사비 (연 35회, 평균 510만 원)
-아파트 관리비 점검, 필터 교체 등 비정기 주거비용
-아이 어린이집 특별활동비, 발표회 준비비 등
이렇게 리스트를 쭉 적고 나면,
“어라, 이게 다 합치면 생각보다 큰 금액이네?” 하고 실감이 나요.
그러면 이제 ‘그냥 통장에서 나가는 돈’이 아니라, 예상 가능한 예산 항목이 되죠.
저는 이 리스트를 달력에 미리 표시해놓고,
매월 예산 짤 때 옆에 참고해요.
예: “3월은 자동차 보험료 60만 원 나가니까, 생활비 조금 줄여야지.”
이렇게 한 번 정리해두면,
내년, 내후년에도 활용할 수 있어요.
비정기 지출이 반복되는 만큼,
예측도 가능하다는 걸 체감하게 되더라고요.
지인 J는 경조사비로만 한 달에 30만 원 넘게 나간 적이 있어요.
알고 보니 주변에 결혼 소식이 몰렸던 달이었죠.
이후 그는 ‘경조사비 통장’을 따로 만들어 두고,
매달 5만 원씩만 넣어두는 습관을 들였는데요,
이후부터는 누가 결혼하든 당황하지 않게 됐대요.
매달 ‘비정기 지출 적립 통장’에 조금씩 나눠 저축해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비정기 지출을 위해 따로 모으는 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에요.
저는 아예 ‘비정기 지출용 통장’을 하나 만들었어요.
거기다가 매달 일정 금액을 자동이체로 옮겨놓고 있어요.
계산 방법은 간단해요.
아까 정리한 1년치 비정기 지출 총합을 12개월로 나눠서 적립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1년간 예상되는 비정기 지출 총합이 240만 원이라면 → 매달 20만 원씩 저축
이 통장은 평소엔 손도 안 대요.
꼭 해당 지출이 생겼을 때만 꺼내 쓰는데,
이게 정말 큰 심리적 안정감을 줘요.
이런 과정이 없었을 때 정말 곤란했던 상황들이 많았었어요.
예전에는 갑자기 경조사 겹치면 카드로 돌려막고,
자동차 보험 낼 땐 무이자 할부 돌리곤 했는데,
지금은 그 통장에서 바로 이체하고, 끝.
그걸로 끝이에요.
‘이걸 어쩌지?’ 하는 불안감 자체가 사라져요.
한가지 예를 더 들려드리면 작년 9월엔 냉장고가 갑자기 고장이 났어요.
평소 같았으면 당황하고 카드 할부를 돌렸겠지만,
예비비 통장에서 40만 원을 꺼내 쓰면서 한숨 돌렸어요.
그때 정말 ‘이게 진짜 준비된 소비구나’ 싶더라고요.
지인 H는 명절 때마다 부모님 용돈과 조카들 선물로 50~60만 원이 나갔다고 해요.
그런데 매번 "아, 이번 달 힘들다…" 하며 카드값에 치이더니,
올해부턴 1월부터 명절 전용 적금처럼 5만 원씩 따로 모으더라고요.
명절이 와도 여유 있는 얼굴을 보며,
‘미리 준비한 사람은 다르구나’ 싶었어요.
작게라도 매달 일정 금액을 따로 떼어놓으면,
비정기 지출이 예상되어도 더 이상 겁나지 않게 돼요.
그 돈은 원래 그 목적을 위해 모은 거니까요.
이 비정기 통장은
월급 통장과도 분리하고, CMA 계좌나 이율 조금 높은 자유적금 통장을 쓰면 더 좋아요.
가끔은 적금처럼 6개월 단위로 모아서 목돈 만들고, 다시 시작해도 좋고요.
한 번 만들어 놓으면, 매년 지출 구조가 진짜 편해져요.
비정기 지출에도 우선순위를 정해보세요
비정기 지출이 많다고 무조건 다 감당해야 하는 건 아니에요.
사실 그 안에도 중요한 것과 아닌 것이 나뉘거든요.
저는 매년 말쯤에 한 해 지출을 돌아보면서
비정기 항목 중에 이런 체크를 해봐요.
-올해도 꼭 필요한 지출이었나?
-예상보다 많았던 항목은 뭘까?
-줄일 수 있거나 방식 바꿀 수 있는 건 없을까?
예를 들어, 명절 선물비 같은 경우도
예전엔 무조건 1인당 5만 원짜리 정품세트 준비했는데,
지금은 가족끼리 소소한 현금 용돈 + 직접 만든 과일 바구니로 바꿨어요.
금액은 줄었지만, 마음은 더 잘 전해지더라고요.
또는 경조사비도 마찬가지예요.
관계에 따라 금액을 꼭 정해두지 않고,
내 상황에 맞게 범위 설정을 해놨어요.
예: 가까운 가족·친구 10만 원, 지인/회사 동료는 3~5만 원
이런 기준을 미리 정해두면
그때그때 감정에 휘둘리지 않아서 좋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항목은 내 가족과 내가 행복하기 위한 소비인가? 를 스스로 묻는 거예요.
그 질문에 ‘YES’가 나온 지출은 흔쾌히 인정하고,
아니라면 다음 해에는 과감히 줄여도 괜찮아요.
비정기 지출도 결국은 소비 습관 중 하나니까,
계속 점검하고 리셋할 필요가 있어요.
마무리 – ‘갑자기’는 줄이고, ‘예상’은 늘리는 게 재테크의 시작이에요
지출이 불안한 이유는
‘얼마가 나갈지 모를 때’예요.
그래서 저는 매달 쓰는 고정 지출보다,
1년에 몇 번 있는 비정기 지출이 더 무섭더라고요.
하지만 오늘 이야기한 것처럼
-반복되는 항목 리스트업
-매달 나눠서 저축
-우선순위 점검
이렇게 세 단계만 실천해도
그 불안이 크게 줄어들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비정기 지출을 미리 준비하는 건
단순한 돈 관리가 아니라,
앞으로의 삶을 계획하는 습관이라고 생각해요.
미리 준비한 사람에게는
돈이 무기가 되지만,
준비 없이 맞닥뜨리면
언제나 고민거리가 되니까요.
지금부터라도
내 통장에서 ‘갑자기 나가는 돈’을
‘예상 가능한 예산’으로 바꿔보세요.
그 작은 변화가
진짜 안정감을 만들어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