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엔 꼭 아껴 써야지.”
누구나 한 번쯤 해보는 다짐이에요. 그래서 우리는 가계부를 쓰기 시작하죠. 작은 수첩에, 혹은 다이어리 한쪽에 하루하루의 지출을 기록해보기도 해요. 처음엔 재미있고 뿌듯한 마음도 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기록은 흐지부지, 소비는 그대로. 결국 “내가 뭘 그렇게 썼지?”라는 말만 남아요.
저도 그런 과정을 겪었어요. 그런데 가계부 앱을 쓰기 시작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변화가 찾아왔어요. 단순히 적는 것을 넘어서 ‘관리’가 되기 시작한 거죠.
오늘은 ‘손가계부’를 ‘앱 가계부’로 바꿨을 뿐인데 돈을 대하는 태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또 어떤 앱들이 실제로 도움이 되었는지 경험을 바탕으로 소개해보려 해요.
손으로 쓰던 가계부에서 놓치기 쉬운 것들
가계부는 적는다고 끝이 아니에요.
수입과 지출을 ‘기록’하는 것이 가계부의 첫걸음이라면, 그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것이 진짜 목적이에요. 그런데 손으로 쓰는 가계부는 기록까진 쉽게 가도, 그다음 단계로 가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어, 이번 달 외식비가 얼마나 나갔는지 보려면, 일일이 모든 내역을 훑어야 하죠. 전체 지출 중 어느 항목이 가장 많은지도 따로 계산해야 해요. 이런 수고가 반복되면, 어느새 작성은 점점 귀찮아지고, 결국에는 포기하게 돼요. 그저 '쓴 돈을 적는 수첩'이 되어버리는 거예요.
또 하나 놓치기 쉬운 건 정확성이에요. 카드 내역을 적는 걸 잊거나 현금 지출이 빠지면, 기록 자체가 흐트러져요. 결국 예산을 얼마나 초과했는지, 다음 달에는 어디를 줄여야 하는지 알 수 없게 돼요.
또 한가지, 내가 만약 틀리게 작성한다면 하나를 고치면 그 뒤에 계산한 모든 것들을 다 수정해야하는 상황이 발생 하기도 해요.
손가계부가 주는 아날로그 감성도 좋지만, 우리가 원하는 건 감성보다는 ‘현실적인 관리’일 때가 많잖아요. 그래서 저는 앱 가계부로 눈을 돌리게 됐어요.
앱 가계부가 가져다주는 똑똑한 변화들
몇 달간 꾸준히 앱 가계부를 써오면서 제 일상에 생긴 긍정적인 변화들을 정리해보자면 이래요.
1. 불필요한 지출을 스스로 인식하게 됐어요.
전엔 뭘 샀는지 기억조차 안 났는데, 이제는 한 주만 지나도 “이번 주 카페값 너무 많았는데?” 하고 바로 느껴져요.
이게 참 신기한 게,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줄이게 된다는 점이에요. 의식이 생기면 행동도 바뀌니까요.
2. 소비에 대한 ‘감정의 기록’이 생겼어요.
일주일이나 한 달 마무리를 할 때, 앱에서 리포트를 보면 단순한 숫자 그 이상이에요.
“아, 이 주는 회식이 많았구나. 그래서 외식이 늘었구나.”
“이번 달은 생일 선물 산다고 쇼핑이 많았네.
그건 어쩔 수 없지.”
이렇게 그 지출이 생긴 배경까지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겨요.
소비를 판단이나 후회로만 바라보지 않게 된 것도 큰 변화예요.
3. 내가 만든 예산 안에서 지출하는 연습이 됐어요
예전엔 통장이 텅텅 비고 나서야 “아이고, 또 많이 썼다” 싶었는데
지금은 매주, 매달 예산 범위를 정해놓고 그 안에서 지출하려고 해요.
예산 초과 알림 덕분에 지출을 ‘실시간으로 조절’할 수 있게 된 것도 큰 장점이에요.
예를 들어, “이번 주 교통비가 생각보다 많이 나갔네.
다음 주엔 택시 말고 버스 타야겠다.”
이런 식으로 다음 주 소비까지 계획하게 되니까 돈이 그냥 ‘나가는 게 아니라’ 흐름을 가지고 움직인다는 느낌이 들어요.
4. 저축이 자연스럽게 생겨요
신기하게도 앱을 꾸준히 쓰면서 돈을 ‘덜’ 쓰려고 한 적은 없는데도, 통장에 남는 돈은 ‘조금 더’ 생겼어요.
이건 억지로 아낀 게 아니라 ‘필요 없는 지출을 덜 하게 된 결과’인 것 같아요.
그리고 앱 가계부 덕분에 저는 작은 저축 루틴도 만들 수 있었어요.
예를 들어
예산보다 1만 원 덜 쓰면 그건 자동 저축
이번 달 카페비 줄인 만큼 기분 좋게 저금
이런 식으로 게임하듯 즐기다 보니
‘돈을 모은다’는 게 재미있어졌어요.
추천 앱 두 가지 – 뱅크샐러드 vs 머니플랜, 나에게 맞는 선택은?
가계부 앱을 처음 고를 때 제일 고민되는 건 ‘뭘 써야 하지?’예요. 너무 많아서 고르기도 어려워요. 제가 써보고 꾸준히 사용하고 있는 두 가지 앱을 소개해볼게요.
✔ 뱅크샐러드
금융 전반을 관리할 수 있는 종합 자산관리 앱이에요. 은행 계좌, 카드, 보험, 심지어 연금이나 대출까지 연동할 수 있어요. 가장 큰 장점은 자산 전체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이에요.
가계부 기능도 탄탄하지만, ‘내 돈이 어디에 묶여 있는지, 현재 소비 패턴은 어떤지, 나중에 부족한 건 뭔지’를 알려줘요. 특히 월말마다 자동으로 리포트를 보내줘서 회고하기 좋고, ‘이런 습관을 바꿔보세요’ 같은 팁도 제공돼요.
추천 대상:
-자산이 여러 군데 흩어져 있는 사람
-투자나 보험까지 한 번에 보고 싶은 사람
-정리보다 ‘관리’에 집중하고 싶은 사람
✔ 머니플랜
조금 더 단순하고 직관적인 앱이에요.
UI가 깔끔해서 처음 시작하는 사람도 금방 적응할 수 있고, 카드·계좌 연동 외에도 직접 입력도 간편해서 현금 사용도 꼼꼼히 기록할 수 있는 게 장점이에요.
‘오늘 예산, 남은 지출 가능 금액’이 실시간으로 보여서 하루 단위 소비 통제가 가능하고, 주간/월간 보고서로 내가 어떤 패턴을 가지고 있는지도 알려줘요.
추천 대상:
-앱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
-단순한 소비 기록 중심의 관리가 필요한 사람
-오늘 얼마를 썼는지 바로 보고 싶은 사람
두 앱 모두 무료로 시작할 수 있고, 프리미엄 기능도 선택 사항이라 부담 없어요. 몇 가지 써보며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아보는 것도 좋아요.
가계부를 쓰는 이유는 돈을 ‘적기 위해서’가 아니라, 잘 쓰고, 남기기 위해서예요. 손으로 쓰는 게 익숙하다면 괜찮아요. 하지만 기록이 반복될수록 지치고, 결과가 보이지 않는다면 앱이라는 도구를 한 번 써보는 건 좋은 시도예요.
제가 느꼈던 변화는 생각보다 단순했어요.
‘기록’은 쉽게, ‘분석’은 자동으로, ‘결정’은 나답게.
그게 앱 가계부가 주는 힘이었어요.
오늘 하루 지출을 기록해두는 것만으로도 내일을 준비할 수 있어요.
혹시 아직도 수첩에 적고 있다면, 오늘은 앱을 한 번 깔아보는 걸로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당신의 돈이 어디로 가는지 알게 되는 순간, 돈이 당신에게 더 의미 있게 돌아오기 시작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