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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시리즈] 홈카페 이어서: 홈브루잉 맥주 키트 사용 후기

by 네밍옐로 2025. 5. 30.

퇴근길에 마트에서 산 시원한 캔맥주 하나. 그걸로 하루의 고단함이 조금은 씻겨 나간다는 느낌, 다들 공감하시죠?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직접 만든 맥주로 하루를 마무리하면 더 특별하지 않을까?"

홈카페를 꾸미는 데서 시작된 저의 퇴근 후 소확행 프로젝트는 이제 슬슬 ‘홈브루잉’이라는 새로운 취미로 진화 중입니다.
맥주를 직접 만든다고 하면 뭔가 전문 장비가 필요하고, 어렵고, 시간이 많이 들 것 같지만 요즘은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홈브루잉 키트가 꽤 잘 나와 있어요.

오늘은 제가 처음으로 사용해 본 홈브루잉 맥주 키트의 솔직한 후기와 함께, 집에서 맥주를 만드는 과정, 맛의 변화, 그리고

사용해 본 키트의 장단점까지 자세히 소개해 보려고 해요.

홈카페 이어서: 홈브루잉 맥주 키트 사용 후기
홈카페 이어서: 홈브루잉 맥주 키트 사용 후기

 

 

맥주를 만든다고? 생각보다 쉬운 홈브루잉의 첫걸음

처음엔 그냥 흥미로 시작했어요. 유튜브에서 ‘홈브루잉 키트’ 검색해보다가 한 영상에서 초보자용 키트를 정말 쉽게 사용하는 걸 보고 바로 주문했죠. 제가 선택한 건 ‘시작자용 에일 맥주 키트’였는데, 맥주 추출용 몰트와 효모, 발효통, 살균제까지 모두 포함된 구성이라 준비물은 따로 없었어요. 단 하나, 시간과 인내심만 있으면 되더라고요.

처음 받은 박스를 열었을 때는 “이거 진짜 내가 할 수 있을까?” 싶은 마음이었는데, 설명서를 천천히 읽고 하나씩 따라 하다 보니 꽤 재미있고 흥미로웠어요.
특히 몰트를 물에 풀어 끓일 때 퍼지는 고소하고 달큰한 향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마치 보리차를 진하게 끓이는 느낌이랄까? 처음으로 ‘맥주의 냄새’를 맡았다는 사실이 신기했어요.

발효는 보통 5~7일 정도 걸리는데, 그동안은 맥주가 숙성되길 기다려야 하죠. 그 시간 동안 매일 발효통을 들여다보며 ‘거품이 잘 올라오고 있는가’, ‘온도가 적당한가’를 체크하는 루틴이 생겼어요. 그게 은근한 즐거움이 되더라고요. 마치 반려식물을 키우듯, 반려맥주를 키운다는 기분이랄까요.

 

 

드디어 시음! 내 손으로 만든 맥주의 첫 맛

7일간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첫 시음의 시간이 왔어요. 집에 있는 깨끗한 병에 담아 냉장고에서 하루 정도 더 숙성시킨 뒤, 조심스레 따서 한 잔 따라봤죠. 눈으로 보기엔 거품도 적당히 올라오고, 색깔도 황금빛으로 그럴싸했어요. 한 모금 마셨을 때의 기분은… 진짜 설명하기 어려워요.

“어? 이게 진짜 내가 만든 거 맞아?”

전문 양조장의 맛과는 다르지만, 생각보다 너무 괜찮았어요. 물론 바디감이나 깊이는 부족했지만, 상큼하면서도 은은한 홉 향이 살아 있어서 깔끔한 에일 느낌이 나더라고요. 거기다 내가 직접 만들었다는 뿌듯함까지 더해져 더 맛있게 느껴졌어요.

중요한 건, 이게 단순히 ‘마시는 술’이 아니라, ‘기다리고 돌본 결과물’이라는 점이었어요. 평소 같으면 무심코 마셨을 술 한 잔이, 이젠 하루의 정리이자 내 손끝의 결실로 다가오는 거죠. 이 경험이 단순한 ‘음주’에서 벗어나서, 하나의 창작 활동처럼 느껴졌어요.

 

 

홈브루잉 키트 추천 & 초보자가 주의할 점

처음 시작할 때는 정말 다양한 키트 중 어떤 걸 골라야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개인적으로는 구성품이 간단하면서도 ‘성공률’이 높은 키트를 추천해요.
제가 사용한 건 ‘브루잉팩토리’의 에일 홈브루잉 키트였고, 후기 평도 좋고, 설명도 잘 돼 있어서 입문자에게 정말 괜찮았어요. 구성품 외에 별도로 필요한 건 거의 없었고, 세척만 잘하면 망할 일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었죠.

다만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어요.
첫째는 위생. 모든 과정에서 철저한 살균이 필수예요. 발효통이나 병을 대충 씻으면, 그 냄새가 맥주에 고스란히 배더라고요.
둘째는 발효 온도. 여름철엔 온도가 높아서 맥주 맛이 변질될 수 있으니, 에어컨을 틀어주는 등 환경을 잘 조절해야 해요.
셋째는 기대치 조절. 아무리 키트가 잘 되어 있어도 처음 만든 맥주가 완벽할 순 없어요. 하지만 그 조차도 이 취미의 매력이에요. 다음엔 더 맛있게 만들어보겠다는 의지가 생기거든요.

 

 

🍻 에필로그: 내 집에서 완성한 한 잔의 위로
"누군가는 맥주를 마시며 하루를 위로받고, 나는 맥주를 만들며 하루를 기록한다."

처음 홈카페를 꾸며봤을 때도 느꼈지만, 집이라는 공간은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장소예요. 홈브루잉 역시 마찬가지였어요. 단순히 술을 만드는 게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새로운 리듬과 설렘을 만들어주는 취미였죠.

바쁜 하루 끝, 조용한 밤, 내 손으로 만든 맥주 한 잔을 마시며 스스로를 다독여주는 순간. 그 소소한 행복이야말로 우리가 퇴근 후에 찾아야 할 진짜 쉼이 아닐까요?

다음엔 조금 더 다양한 맥주 스타일에 도전해 보려고 해요. 혹시 여러분도 집에서 나만의 맥주 한 잔, 만들어 보고 싶지 않으세요?